지적재산권소송/저작권법

[저작권] 저작권신탁

이응세 2014. 2. 17. 15:57

저작권신탁

 

1. 저작권의 위탁관리

 

저작권법상 저작권위탁관리제도는 저작권자 등이 저작권 등의 관리에 관한 행위를 별도의 단체에 위탁하여 관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저작권의 위탁관리는 현재 매우 일반화되어 있는데, 이는 저작권자가 저작물의 이용행위를 일일이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용자도 각각의 저작권자로부터 개별적으로 이용허락을 받는 것 역시 매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저작권신탁과 저작권 대리중개가 모두 포함된다.

 

 

 

 

 

"저작권신탁관리업"은 저작재산권자, 배타적발행권자, 출판권자, 저작인접권자 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가진 자를 위하여 그 권리를 신탁받아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업을 말하며, 저작물 등의 이용과 관련하여 포괄적으로 대리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26호). 저작권신탁관리업을 하려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법 제105조), 허가를 받지 않고 저작권신탁관리업을 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법 제137조 제4호).

"저작권대리중개업"은 저작재산권자, 배타적발행권자, 출판권자, 저작인접권자 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가진 자를 위하여 그 권리의 이용에 관한 대리 또는 중개행위를 하는 업을 말한다(법 제2조 제27호). 저작권대리중개업은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이 신고만 하면 되지만, 신고를 하지 않고 저작권대리중개업을 하면 역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법 제138조 제5호).


2. 저작권신탁

 

가. 저작권신탁의 법적 성격

 

저작권법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신탁관리업의 법정 성질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다1272 판결, 서태지 사건). 따라서 저작권신탁이 이루어지면 저작권은 법률상 수탁자에게 이전하고, 수탁자가 대외적으로 권리자로 인정된다. 수탁자만이 권리침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신탁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권리가 이전되어야 하므로, 일신전속권인 저작인격권(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은 신탁관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신탁계약 약관 제3조 제2항은,

위탁자는 사전에 수탁자에게 승인을 받고, 다음 각 호의 경우 저작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

1. 위탁자가 사가, 교가 등 특별의뢰에 의하여 창작한 저작물의 저작권을 해당 의뢰자에게 양도할 경우

2. 위탁자가 음악출판자에게 저작물의 이용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수탁자에게 재위탁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저작권을 조건부 양도를 할 경우

라고 규정함으로써, 신탁된 저작권을 위탁자가 양도할 수 있도록 하였는바, 이 점은 신탁법상의 신탁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또한 신탁저작권의 관리범위에 관하여 수탁자의 승낙을 얻어서 유보 및 제한이 가능한 점도 신탁법상의 신탁과 차이가 있다. 음악저작권협회가 아닌 다른 저작권신탁단체의 약관에도 위탁자를 우월적 지위에 둔 규정들이 발견된다.

신탁법에서는 하나의 신탁재산을 다른 신탁의 신탁재산에 귀속시키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는바(신탁법 제34조), 음악저작권협회가 수탁한 음악저작물을 관리하는 데에도 신탁법의 위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즉 저작권신탁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한다고 천명되어 있지만 실제 운용에서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신탁법상의 규정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 저작권신탁관리업

 

1) 저작권신탁관리업의 요건

 

저작권신탁관리업을 하려면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다음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① 저작물 등에 관한 권리자로 구성된 단체일 것

②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할 것

③ 사용료의 징수 및 분배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능력이 있을 것

저작권신탁관리업을 하려면 저작권 신탁계약 약관과 저작물 이용계약 약관을 포함하는 업무규정을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하고, 업무규정을 변경하고자 할 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 저작권신탁관리업체의 현황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저작권신탁관리업체는 13개이다.

음악저작물 – 한국음악저작권협회(www.komca.or.kr)

한국음반산업협회(www.riak.or.kr)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www.fkmp.kr)

어문저작물 –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www.copyrightkorea.or.kr)

한국방송작가협회(www.ktrwa.or.kr)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www.scenario.or.kr)

한국복제전송저작자협회(www.korra.kr)

영상저작물 – 한국영화제작가협회(www.kfpa.net)

한국영화배급협회(www.kmva.or.kr)

방송 – 한국방송실연자협회(www.kbpa.kr)

뉴스 – 한국언론진흥재단(www.kpf.or.kr)

공공콘텐츠 –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www.kdb.or.kr)

이외에 최근 대한음악저작인연합회가 음악저작물에 대한 복수신탁단체로 허가를 받았고, 케이블TV방송협회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및 유성방송사업자(SO)의 방송콘텐츠저작권의 신탁단체를 준비중이며, 사진저작권관리협회도 사진저작권 신탁단체신청을 검토중이다.

 

신탁을 할 경우 위탁자인 권리자는 자신의 권리 전부 또는 일부를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음악저작물과 같이 집중관리를 하지 않으면 수익을 취하기 어려운 분야가 아니면 위탁자가 저작권을 신탁하는데 주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음반제작자, 영화제작자, 신문사 등 ‘기업형 권리자’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저작권 등을 신탁하기를 꺼릴 수 있다.

외국의 예를 보면, 중국, 대만 등을 제외하면 집중관리에 배타성의 원칙을 적용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고 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배타성이 없는 위탁을 받아 보다 유연한 형태로 폭넓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권리자의 위탁비율을 높여 집중관리가 전체적으로 활성화되도록 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다. 저작권신탁계약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신탁계약 약관 중 신탁계약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3조(저작재산권의 신탁)

① 위탁자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저작권 및 장차 취득하게 되는 저작권을 본 계약기간 중 신탁재산으로 수탁자에게 저작권을 이전하고, 수탁자는 위탁자를 위하여 신탁저작권을 관리하여 이로 인하여 얻어진 저작물 사용료 등을 위탁자에게 분배한다.

② 전 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위탁자는 사전에 수탁자에게 승인을 받고, 다음각 호의 경우 저작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

1. 위탁자가 사가, 교가 등 특별의뢰에 의하여 창작한 저작물의 저작권을 해당의뢰자에게 양도할 경우

2. 위탁자가 음악출판자에게 저작물의 이용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수탁자에게 재위탁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저작권을 조건부 양도를 할 경우

③ 위탁자는 사전에 수탁자와 협의한 후 제3자를 수익자로 지정하여 변경할 수있다.

④ 제①항에 의거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신탁한 저작물에 대하여 위탁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제3자에게 이용허락 및 권리행사를 할 수 없다.

 

라. 포괄적 대리

 

저작권법상 저작권신탁의 정의에서 보았듯이, 저작물 등의 이용과 관련하여 포괄적으로 대리하는 경우도 저작권신탁관리업에 포함되므로, 포괄적 대리를 업으로 하려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저작권신탁관리업자가 아닌 저작권대리중개업자는 포괄적 대리를 할 수 없다.

포괄적 대리의 의미에 관하여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법제처는, “음반의 저작재산권자가 소유하거나 소유하게 될 음원의 저작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유무선 기반의 모든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권한을 대리중개업자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독점적으로 위임하고, 그 기간만료 6월 전에 서면에 의한 기간만료통보가 없는 경우에는 그 기간을 1년씩 자동으로 연장하도록 하며, 매출대금의 일정 비율을 사무처리를 위한 보수로 지급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으로 지적재산권 대리중개계약을 저작권 대리중개업자와 체결하고, 저작권대리중개업자가 그 계약에 따라 저작물의 이용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저작권대리중개업자에게 금지된 저작권법상의 포괄적 대리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저작권대리중개업자는 저작재산권 등을 저작재산권자등으로부터 이전받지 아니하고 저작재산권자등을 대신하여 그 이용자로 하여금 저작물 또는 저작인접권의 대상을 이용하게 한 뒤 그 대리 또는 중개행위에 대한 수수료를 징수하는바, 저작권대리중개업자가 그 이용자로 하여금 저작물 또는 저작인접권의 대상을 이용하게 할 때, 음원저작권자가 저작권대리중개업자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그 음원저작권자가 가지고 있거나 가지게 될 음원의 전부 또는 일부에 관하여 모바일, 웹사이트, ARS 사업자 기타 유무선 기반의 모든 사업과 관련하여 상대방에 대한 사용허락권한을 독점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음반제작자가 음원저작권에 대한 이용방법 및 상대방 선택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망라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음원저작권자가 장래 가지게 될 음원저작권까지 그 대리중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저작재산권자 등으로부터 저작재산권 등을 이전받은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음반의 저작재산권자등이 소유하거나 소유하게 될 음원저작권을 모바일, 웹사이트, ARS사업자 기타 유무선 기반의 모든 사업자에게 이용하도록 하는 계약의 협상 및 체결 등 대행권을 저작권대리중개업자에게 독점적으로 수여하는 내용의 저작재산권 등 대리중개계약은 저작재산권 등을 저작권대리중개업자에게 포괄적으로 이전한 뒤 저작권대리중개업자가 저작물 또는 저작인접권의 대상을 이용하게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며, 이러한 계약을 통하여 행하는 저작권대리중개업자의 업무행위는 저작재산권자등과 그 이용자 간의 저작물 또는 저작인접권의 대상의 이용에 관한 계약을 대리중개하는 저작권대리중개업의 업무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써 저작권대리중개업자가 그 업무를 행함에 있어 저작재산권자등을 포괄적으로 대리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하였다.

포괄적 대리라는 문언에 따라 그 의미를 위와 같이 해석할 때의 문제점으로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다수의 대리중개업체들에서 포괄적인 일임형의 계약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을 모두 무허가 신탁관리업으로 보아 처벌한다는 것은 시장에서의 자발적 수요를 무시하고 규제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으로서 근본적으로 저작권자의 선택권을 더욱 침해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다.

 

마. 저작재산권의 양도와 대항요건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은 “등기 또는 등록하여야 할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은 그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저작권은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할 수 있는바, 이와 관련하여 등록된 저작권을 신탁한 경우 저작권신탁을 제3자에게 대항하려면 신탁사실도 등록하여야 하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법원ᅠ2006. 7. 13.ᅠ선고ᅠ2004다10756ᅠ판결은, “신탁법 제3조 제1항의 취지는 등기 또는 등록할 재산권에 관하여 신탁재산이라는 뜻을 등기 또는 등록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신탁재산임을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에 불과한 것이고, 저작권법 제52조에 따른 저작재산권의 양도등록은 그 양도의 유효요건이 아니라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에 불과하고, 여기서 등록하지 아니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때의 ‘제3자’란 당해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관하여 양수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경우 등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관한 등록의 흠결을 주장함에 정당한 이익을 가지는 제3자에 한하고,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사람은 여기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음악저작물의 저작권자로부터 저작권을 신탁적으로 양도받은 사람은 신탁법 및 저작권법상의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저작권침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

 

저작권침해자가 아니라 저작권의 이중양수인에게 대항하기 위한 요건으로 신탁이 등록되어야 하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신탁법의 개정으로 현행 신탁법 제4조 제1항은, “등기 또는 등록할 수 있는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는바, 현행 신탁법하에서도 저작권침해자가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위 대법원판례의 취지는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보이나, 저작권이 등록할 수 있는 재산권에 해당하는 이상 저작권신탁을 한 후 저작권의 이중양수인에게 대항하려면 신탁등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 신탁계약 종료와 신탁재산의 귀속

 

신탁법 제101조 제4항은, “신탁이 종료된 경우 신탁재산이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귀속될 자에게 이전될 때까지 그 신탁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다1272 판결(서태지 사건)은,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탁자의 해지청구 등으로 신탁이 종료하더라도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인 수익자나 위탁자 등에게 저작재산권 등 신탁재산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신탁재산이 수익자나 위탁자 등에게 당연히 복귀되거나 승계되는 것은 아니고, 신탁재산을 이전할 때까지는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종결과 최종의 계산을 목적으로 하는 귀속권리자를 위한 법정신탁의 수탁자로서 그와 같은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재산을 계속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부담하며, 귀속권리자는 신탁수익권의 형태로서 신탁재산 등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게 될 뿐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해지청구로 이 사건 신탁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원고의 음악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 등 신탁재산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신탁재산이 원고에게 당연히 복귀되거나 승계되는 것은 아니고, 저작권을 이전할 때까지는 수탁자인 피고가 원고를 위한 법정신탁의 수탁자로서 신탁사무의 종결과 최종의 계산의 목적 범위 내에서 원고 음악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계속 관리할 권한과 의무를 부담하며, 원고는 신탁수익권의 형태로서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게 될 뿐이다.

그렇다면 피고에게 자신과 계약을 체결한 원고 음악저작물 이용자들에 대하여 원고 음악저작물은 더 이상 피고의 관리저작물이 아님을 통보하여 원고의 허락 없이는 원고 음악저작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그와 같은 통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방송사 등 이용자들이 원고의 허락을 받지 않고 원고의 음악저작물을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저작재산권을 이전받을 때까지는 단순한 채권자에 불과한 원고에게는 침해될 저작재산권도 없으므로, 원고의 저작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3. 저작권의 대리중개

 

가. 법적 성격

 

저작권 대리중개업은 저작재산권의 대외적 귀속에는 아무런 변동이 일어나지 않고, 저작권 양도, 이용허락을 대리하거나 중개하는 역할을 업체가 대신하여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대리란 본인을 위하여 대리인이 법률행위를 하고 그 법률행위의 효과를 직접 본인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저작권대리업무란 저작권자 등 권리자(본인)를 위하여 저작권대리업자(대리인)가 저작물의 이용허락 등의 법률행위를 하고 그 효과를 직접 권리자(본인)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포함한 관리업무를 말한다. 이러한 대리는 민법상의 대리와 동일하므로 대리에 관한 민법상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게 된다.

저작인격권은 대리하거나 위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저작

인격권의 본질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므로, 저작인격권의 본질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의 개별적인 위임에 의한 대리권 행사는 가능하다.

중개는, 계약당사자인 저작권 등의 권리자와 제3자인 이용자들과 사이에 이용허락계약이 체결되도록 매개․알선하는 업무를 말한다.

 

저작권의 대리중개는, 저작권의 귀속에 변동이 없으므로, 저작권대리중개업자는 권리침해자를 상대로 직접 원고가 되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없으며, 권리자를 대리하여 형사고소를 할 수 없다. 과거 저작권 대리중개업체가 저작권 침해 혐의자를 상대로 저작권자를 대리하여 형사고소 하였으나, 오히려 저작권 침해 혐의자 측에서 저작권 대리중개업체를 상대로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사례가 있었고, 그 저작권 대리중개업체는 결국 벌금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나. 현황

 

2012.말경을 기준으로 저작권 대리중개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저작권 대리중개업을 실제 운영하는 업체는 전체 670개 중 288개로 약 43%의 업체만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리중개업체의 저작물 사용료 실적은 2012년 1,486억 원이고, 2012년 저작권 신탁관리단체 사용료 총액(1,644억 원) 기준 약 90% 규모 수준의 대리중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사용료 실적이 가장 높은 저작물 분야는 음악저작물로 전체의 사용료의 55.6%를, 다음으로 어문이 23.5%, 사진 13.5% 등의 순으로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용료 실적 기준 상위 30개 업체(대규모 업체)의 실적이 전체 사용료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3년 평균)은 85.2%로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중소규모 업체(194개)의 비중은 13.6%, 1인 기업(64개)의 비중은 1.1%에 그쳤다.

 

저작물 분야별 12개 신탁관리단체가 수익성 있는 저작물의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어 대리중개업의 저작물 시장은 상대적으로 협소한 구조이다. 저작권 대리중개업의 사업성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저작물 이용의 대리 또는 중개행위에 따른 수수료가 실제 대리중개업체의 주요 수입이 되는데 이용자나 창작자 모두 대리중개업체 뿐만 아니라 저작물 이용계약에 대한 인식이 낮고 또한 신탁관리단체의 주요 저작물을 제외하면 실제 거래되는 저작물 수량이나 저작권료 자체가 낮아 대리중개사업 수익 규모 또한 낮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저작권 대리중개를 통해 수익을 내는 업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이거나 자본규모가 큰 기업 외에는 거의 없는 정도이며, 자본과 인력 등이 영세한 대리중개업체의 경우 중개수수료만으로는 대리중개업 운영이 불가할 정도이다.

 

저작권대리중개업을 활성화하려면 신탁관리업 시장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음악저작물의 경우 신탁관리단체에 가입하지 아니한 저작권자에게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과 전문 역량(국내저작물 해외진출 포함)을 갖추고, 특히 저작권자가 저작권 이용계약에 관한 계약조건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음을 저작권자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응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바른